타임리프 물을 볼 필요가 있나, 고개만 창밖으로 내밀면 여기가 2000년대이자 2010년대이며 2020년대인 것을. 주름진 단을 여러 번 겹쳐 품이 밑으로 크게 퍼지는 그 스커트. 우스갯소리로 패션 암흑기라 불리던 시절, 반에서 샤랄라 롤을 맡고 있는 친구들은 하나쯤 갖고 있던, 그래서 나에겐 없었던 그 스커트.

캉캉 스커트의 매력을 맛보기 스푼으로 살짝 즐겨볼 거야. 분위기보다 편안한 기능이 우선! 긴 기장 대신 무릎 위로 살짝 올라오는 짧은 기장을 선택해 과한 스타일에 대한 부담을 줄여줘. 소재는 착용과 관리가 편한 코튼, 색상은 가장 무난한 무채색부터, 디자인은 담백하게.

이번엔 편한 착용감에 분위기도 살짝 곁들여 볼게. 기교를 부리지 않은 정석에 가까운 캉캉 스커트에 맥시 기장 한 방울. 발목이 보일 듯 말 듯 한 긴 기장과 주름의 디테일이 돋보이는 오묘한 색상이 신비로운 무드를 더해줄 거야. 이 정도면 캉캉 스커트를 꽤나 즐겼다고 할 수 있겠지?

평소 화려함을 즐기는 자, 일명 샤랄라 스타일을 만끽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처음부터 캉캉 스커트가 취향의 집합체였을지도 몰라. 그래서 이번엔 화려한 기교를 더해볼게. 일반적인 면 보다 가볍고 바람에 하늘하늘하게 날리는 소재, 전면에 펀칭이나 셔링, 리본 등 독특한 디테일까지. 개성 넘치는 고수의 캉캉 스커트 진짜_최종.jpg

이쯤이면 캉캉 스커트를 자신의 옷장에 들일지 말지 어느 정도 마음을 정했을 거야. 혹시 아직 고민 중이라면 결정을 돕기 위한 절충안 4가지를 제안할게.

레이스 프릴 원단으로 고수급의 화려함을 지니고 있지만, H라인으로 옆으로 과하게 퍼지는 느낌을 중화했어. 착용함에 있어 캉캉 스커트보다 훨씬 부담이 적은 아이템이 될 거야.

스커트를 벗어나 가볍게 걸치기 좋은 레이어드 원피스로도 캉캉 스커트의 매력을 충분히 즐길 수 있어. 단독으로 착용하는 아이템이 아니기 때문에 여러 가지 룩에 적용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아. 

하의에 많은 디테일이 더해져 눈길이 가는 게 취향이 아니라면 상의를 화려하게 즐겨보는 건 어떨까? 정석의 프릴 디자인을 더해 깔끔하면서도 특별한 포인트가 있는 아이템이 될 거야.

광택이 느껴지는 소재, 캉캉 스커트의 밑으로 크게 퍼지는 특성을 상의에 적용해 보다 자유롭고 계절감이 느껴지는 후드 블라우스야. 일상복은 물론 비치 웨어로도 추천할게.

화려한 아이템은 단번에 눈을 사로잡지만 대체 어떤 아이템과 입어야 조화로울지 매번 고민이야. 스커트의 존재감에 너무 시선을 뺏기지 않으면서도 적당히 과함을 눌러주는, 완급조절까지 갖춘 완벽한 아이템 어디 없나?